10억배럴 규모 생산 유전 참여 권리 보장

▲ 이명박 대통령과 칼리파 대통령이 배석한 가운데 13일 알-무슈리프궁에서 강영원 한국석유공사 사장(왼쪽)과 유세프 아부다비 석유공사사장이 협정서에 서명하고 있다
미개발 3개 유전 독점 참여 권리도

우리나라가 UAE 아부다비의 대형 생산 유전 생산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또한 아부다비 지역내 3개 미개발 유전에 참여할 수 있는 독점적 권리를 보장받는 계약도 체결해 주목을 받고 있다.

UAE 아부다비 지역을 국빈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13일 칼리파 UAE 대통령, 모하메드 아부다비 왕세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양 국간 원유 개발 협력을 약속하는 MOU를 맺었다.

먼저 우리 정부는 아부다비 정부와 향후 ‘최소 10억 배럴 이상(가채 매장량 기준, Technically Recoverable Reserves)’의 대형 생산 유전에 우리나라가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MOU를 맺었다.

현재 아부다비 대형 생산 유전들은 3년 후인 2014년 부터 순차적으로 기존 조광권의 기한 만료가 도래된다.

이에 따라 아부다비 정부는 대형 생산 유전들의 조광권 재계약 협상을 진행 중으로 내년 부터 재계약 협상을 하나씩 마무리해 나갈 전망이다.

이번에 맺은 협정은 바로 이 재계약 협상에서 우리나라의 참여를 보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MOU가 의미는 갖는 배경은 크게 두 가지로 해석되고 있다.

우리가 진출하게 될 10억 배럴 이상의 UAE 아부다비 대형 생산 유전은 현재 이미 안정적으로 생산되고 있는 유전들로 탐사 리스크 없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대목이다.

또한 MOU의 내용에는 기한이나 상한선이 정해지지 않아 노력 여부에 따라 내년 이후 지속적인 유전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MOU의 후속 실행력이 높다는 점도 주목을 받고 있다.

양국 정부의 국영 석유개발기관들인 아부다비 국영석유공사(ADNOC)와 한국석유공사(KNOC)가 양국 정부를 대표해 서명하면서 후속 협상과 협력이 보다 책임 있고 신속하게 추진될 수 있는 권한과 기능을 부여했다는 것이 정부측의 설명이다.

◆ 미개발 유전 독점적 권리 보장

3곳의 미개발 유전에 대한 독점 권리도 확보하게 됐다.

UAE 아부다비 지역내 3개 미개발 유전에 대해 우리나라의 독점적 권리를 보장하는 주요 조건 계약서를 서명한 것.

우리나라 참여가 유력시되는 3개 유전은 총 5억7000만 배럴의 발견 원시 부존량이 이미 확인된 상태로 우리나라 석유공사의 1차 기술평가까지 마친 상태다.

이에 따라 이번 계약 서명 이후 추가적인 기술평가와 세부 상업협상 등 후속 절차가 신속히 이어지게 되면 연내 본 계약을 체결하고 빠르면 2013년부터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그 규모가 일일 최대 3만5000배럴에 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이들 3개 광구에 대해 우리나라가 ‘최대 100%까지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조항’도 포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그간 우리나라는 해외 유전 참여시 대부분 재무적 지분 투자 위주로 참여하면서 우리가 직접 유전을 개발․운영하는 경험을 충분히 쌓아 오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 3개 광구에 우리나라가 최대 100%까지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면서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직접 유전을 개발하고 운영할 수 있는 경험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3개 광구에서 생산되는 원유는 유사시 100% 우리나라에 도입할 수 있는 권리도 확보해 에너지 안보에도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사상 최대 원유 확보 기대

아부다비 정부측과의 이번 협력으로 우리 정부는 ‘사상 최대 원유 매장량’을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베트남 15-1 광구에서 확보한 1억 배럴이 최대 규모 유전이다.
하지만 100% 지분 참여가 논의되는 3개 광구만으로도 기존 최대 매장량 1억 배럴을 초과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들 3개 미개발 광구의 가채 매장량만 약 1억5000만 배럴에서 최대 3억4000만 배럴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더해 우리나라가 UAE 아부다비 대형 생산 유전에 추가로 참여하게 될 경우 원유 매장량을 추가로 확보하게 된다.

특히 현재 UAE 아부다비 전체 매장량은 약 1000억 배럴로 이중 약 1%만 확보해도 약 10억 배럴의 매장량을 확보하게 된다는 것이 정부측의 분석으로 이번 MOU 등에 대한 후속 절차를 추진해 10억 배럴 수준 매장량을 확보해 나간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10억 배럴 규모의 생산량은 현재 유가를 단순히 적용하면 약 110조원 규모에 달한다.

이외에도 우리나라와 아부다비 정부는 아부다비 원유 600만 배럴을 우리나라 비축시설에 무상 저장하고 유사시에 우리나라가 사용하는 내용도 합의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별도 예산 없이 전략 비축유 구매 비용을 약 7000억원 가량 절감할 수 있게 됐다.

또한 UAE 아부다비 원유를 우리나라가 최우선 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적극 요청중인 상황으로 향후 증산되는 아부다비 원유 중 일일 최대 30만 배럴까지 확보하게 되면 에너지 자립도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이번 UAE 아부다비 진출은 그간 소수 국가들에게만 문호가 개방됐던 유전개발 사업에 우리나라가 참여하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평가다.

사우디․쿠웨이트 등 대부분의 중동 산유국들은 원유 개발을 직영 체제로 운영하면서 자국 석유회사를 메이저로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중동 상업 유전에 외국 기업이 진출한 기회는 거의 없는 상태이며 UAE 아부다비 역시 미국․영국 등 서방 소수 석유메이저들과 일본 기업들만 진출해 있는 상태로 지난 1970년대 이후 국가 차원에서 현지 유전개발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나라는 우리가 처음으로 국가 석유가스 자주 개발률을 15% 수준까지 확보하는 기반이 마련된 것은 물론 중동 지역 산유국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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