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인터뷰 / 현대오일뱅크 김병섭 영업본부장

▲ 김병섭 영업본부장
- 패스트푸드 등 도입 복합 주유소 상반기중 오픈 -
- 시장점유율 높이고 보너스카드 제휴처도 확대 -

지난 해 8월 중동계 자본인 IPIC에서 현대중공업으로 대주주로 바뀐 현대오일뱅크의 행보가 주목을 끌고 있다.

범 현대가의 일원으로 다시 돌아온 현대오일뱅크는 현대 계열사와의 시너지효과를 바탕으로 주유소와 최종 소비자들에게 보다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 마케팅 수단을 적극적으로 발굴중이다.

오랜 기간 중단됐던 주유소 신규 부지 매입 작업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고 주유소의 수익성과 버금가는 유외 사업 모델을 찾기 위한 복합 주유소 모델링 작업도 조만간 가시화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영업을 총괄 지휘하는 김병섭 영업본부장이 현대오일뱅크의 현 위치를 업계 ‘꼴찌’라고 굳이 숨기지 않는 것도 미래에 대한 자신감의 또 다른 표현으로 이해된다.

김병섭 영업본부장을 만나 현대오일뱅크가 꿈꾸는 ‘진로(進路)’와 정유산업의 비전에 대해 들어 봤다.

▲세계적으로 급속히 변하는 에너지 패러다임에 맞서 주종에너지인 석유의 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 세계 주요 석유 메이저나 정유사들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다고 판단하시는지?

- 최근 에너지시장은 전기자동차 보급, 대체에너지 개발 등 유래 없는 급변기를 맞고 있다. 특히 선진국을 중심으로 화석 연료 비율을 낮춘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자동차 개발에 대한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해외 석유메이저들도 향후 원유 부족에 대비하기 위해 자원개발(E&P)사업을 강화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인도 등 동아시아 경제권의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따른 석유 수요는 당분간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전 세계 석유 수요는 큰 성장세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 서계 메이저 석유회사들이 기존 사업 부문 외 사업 다각화를 촉발하는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며 이러한 추세는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 김병섭 영업본부장
▲석유소비는 정체되고 주유소는 증가하고 있고 CNG,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 등 경쟁 수송연료의 위협이 커지고 있다. 정유사와 주유소들은 이같은 환경 변화에 어떤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 세계적인 추세가 온실가스 감축과 친환경적인 연료의 대안을 찾기 위해 CNG,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 등 다양한 에너지를 실증 실험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오는 2020년에 국내 승용차 시장의 20%를 전기차로 보급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자동차 제작사를 중심으로 전기자동차 개발이 본격화 되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수년 내 양산체제가 구축될 것이라는 전망도 하고 있다.

하지만 가격 문제와 충전 인프라 보급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은 전기차 보급이 기존 주유소나 충전소의 경영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 면에서 현재로서는 클린디젤 승용차가 이산화탄소 배출이 가장 적고 연비도 높아 저탄소 녹색성장 시대에 적합한 연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클린디젤 자동차는 국내 자동차 연료의 기반인 휘발유 차량 보다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배출이 25% 이상 낮고 정유사들의 경유 환경 품질 역시 선진국 수준을 뛰어 넘고 있다.

다만 향후 수송 연료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감안해 변화 흐름에 맞춰 대비해 나가야 한다.

전기차 시대가 도래할 경우를 대비해 주유 기능과 전기충전기능을 병행할 수 있는 형태의 주유소를 고려한다든지 모든 정유사와 주유소가 앞으로 대체에너지에 대한 더욱 많은 고민과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현대오일뱅크가 다시 범 현대가의 일원으로 복귀했다. 보다 공격적인 내수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데 정유 영업의 신년 키워드는 어떻게 요약될 수 있겠는지. 또한 상반기 고도화시설이 준공되는 것을 계기로 쏟아지는 경질제품에 대해서는 어떻게 판로를 개척할 계획인지.

- 현대중공업 가족이 된 것은 여러 면에서 긍정적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먼저 적극적인 투자가 가능해졌다.

과거 5~6년 사이에 현대오일뱅크는 신규 주유소를 확보하기 위한 일체의 투자를 단행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수도권의 한 신도시안에 주유소 신설 부지 2곳을 매입했고 상반기중으로 패스트푸드나 편의점, 커피전문점 등이 복합된 복합 시설 컨셉의 주유소를 운영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의 내수 시장 점유율은 약 18.5% 수준에 그치고 있는데 향후 보다 적극적으로 주유소 네트워크를 발굴하고 수익성을 높이는 다양한 방안들이 모색될 것이다.

계열사와의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거래 주유소나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전달해줄 수 있다는 측면도 중요하다.

그동안 현대오일뱅크가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마케팅 수단은 선발 정유사에 비해 제한되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백화점, 카드, 자동차, 스포츠단 등 범 현대가 관련 기업들과 적극적으로 제휴해 소비자들에게 보다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보너스카드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계열 주유소에 도입되는 차량정비점도 타 정유사와 차별화시켜 현대나 기아자동차에서 직영하는 전문 정비점으로 꾸밀 계획도 가지고 있다.

한편 올해 상반기중으로 고도화시설이 본격 가동되면 연산 5만6000배럴 규모의 경질 석유제품이 추가 생산된다.

현대오일뱅크는 내수시장의 성장세가 정체 내지 지속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고도화 시설 준공 이후 쏟아질 물량은 계열사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해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할 계획이다.

▲주유소와 파트너쉽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한데 어떤 복안을 갖고 계시는지.

- 석유 수요감소와 경기침체로 주유소의 경영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전국적으로 매년 300개의 주유소가 개업하지만 반대로 1~200개의 주유소가 폐업을 하고 있다.

이 같은 시장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서 정유사는 주유소와 신뢰를 바탕으로 긴밀한 협력관계 구축이 가장 중요한데 그 일환중 하나로 지역 사회와 연계해 광역본부 및 지사단위의 마케팅 활동을 보다 활발하게 펼쳐 각 지역 주유소에 최적화된 영업지원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또한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각 지사별 커뮤니티 활동, 우수 운영자 초청행사, 주유소 운영 컨설팅, 우수운영사례의 발굴과 전파, MD(Merchandiser)를 중심으로 한 서비스 개선활동 지원, TST(Total Service Team) 지원 등 고객 밸류 제고 활동도 지속적으로 실시하겠다.

지역 유력인사나 오피니언 리더 등을 대상으로 고객자문단을 꾸리는 작업도 진행중이다.

고객자문단은 1차로 200명을 모집중인데 명함도 만들어 주고 일정 활동비도 제공하면서 현대오일뱅크의 영업·마케팅방향이나 계열 주유소의 서비스 개선 방안을 직접 모니터링하고 제안하는 활동을 전개하게 된다.

이외에도 고용난을 겪고 있는 주유소를 위해 한국노인인력개발원과 함께 만 60세 이상 장 노년층 실버 인력 1000명을 체계적으로 채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하지만 유사석유를 취급하거나 저수익 거래처에 대해서는 과감한 계열 정리 정책을 유지해 질적 성장도 병행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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