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3주년에 붙여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2020년까지 세계 7대 녹색강국으로 진입하겠다”는 녹색성장 국가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이 당시만 해도 우리 정부가 어떻게 녹색성장을 이루워낼지는 장기적인 관점의 대상일 뿐이었다.

1990년 교토의정서 채택을 계기로 ‘녹색경제’가 세계적인 경제화두로 등장한다. 그러나 경제대국인 미국 정부는 조지 부시 대통령때까지 기후변화협약 비준을 거부해 왔기 때문에 저탄소 운동은 10여년동안 표류하는 바람에 녹색성장은 찻잔속에 태풍으로 머물렀다.

하지만 2008년 대통령에 당선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사를 통해 “21세기는 에너지분야에서 앞서가는 나라가 세계를 이끌 것”이라고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정책방향을 밝힌 후 저탄소 녹색에너지 개발은 세계적인 대세가 됐다.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 선진국 지도자들이 온난화로 뜨거워졌던 지구를 이제는 녹색경제로 치유하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지구의 재앙으로 불리는 온난화를 막고 경제침체에 빠진 세계경제의 신성장 동력이 될 녹색산업은 어느새 21세기의 핵심키워드로 부상했다.

단기적으로 투자확대를 통해 경기부양을 시키고 장기적으로는 신성장 동력 확보를 할 수 있기에 선진국들도 그린뉴딜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세계은행은 2010년 탄소배출권 시장 규모가 1500억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 스탠리도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2020년에는 1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그동안 기후변화협약 비준을 거부해 왔던 미국조차도 이산화탄소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이 바뀌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기후변화는 저탄소 녹색경제로 세계경제의 패러다임을 변화시켜 놓고 있다.

변화하는 재계판도

해마다 이맘때면 석유가스신문 창간 기념사설을 써온 필자는 올해는 녹색성장을 선도하는 중국의 쎈텍 스정룽 회장의 성공신화를 소개한다.

스정룽 회장은 2001년 태양전지 모듈을 생산하는 쎈텍을 창업, 2006년에는 '포브스'지가 중국부자 1위로 선정한 인물이다.

중국 민간기업으로는 최초로 뉴욕증권거래소에 쎈텍주식을 상장시킨 입지적 인물이기도 하다. 쎈텍은 창업 6년만에 태양전지 모듈 생산 세계 1위, 태양전지 생산 세계 2위로 급성장한 녹색기업이다.

쎈텍의 리더 스정룽 회장은 "태양광에너지의 전망이 밝기 때문에 10년 이내에 엑손모빌이나 BP같은 세계적 석유재벌을 추월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한다.

화석연료에 기반을 둔 현 경제체제에서 엑손모빌은 세계 최대 시가총액을 자랑하지만 저탄소 경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닥칠 경우 현재 엑손모빌의 70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쎈텍이 세계 최대기업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은 우리를 놀라게 한다.

스정룽 회장의 장담이 실현될 지는 미지수지만 화석연료에 기반을 둔 석유업계는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전기자동차는 석유의 탈출구다.

우리나라를 비롯 세계 자동차산업은 전기자동차 생산으로 선회하고 있다. 현재의 자동차가 전기자동차로 완전 개편될 시기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지만 석유수요 감소는 피할 수 없는 대세임이 틀림없다.

아반테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는 우리 정부도 전기자동차 핵심원료인 리튬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8월26일 리튬의 세계 매장량중 절반이 묻혀 있는 남미의 작은나라 볼리비아 모랄레스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청,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이 공동으로 리튬을 개발하기로 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제 전기자동차의 핵심원료인 리튬개발권을 따낸 우리 정부는 전기자동차 생산에 잰 걸음을 할것은 분명해 졌다. 2020년까지는 세계 최대 7대 녹색강국이 되겠다고 천명한 이명박 대통령은 남은 임기동안 녹색성장을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다.

세계에서 석유소비 6위를 차지하는 다소비 국가의 경제체제를 지탱하기 위해 우리 정유사들은 자본집약적인 정제시설을 꾸준히 늘려 일산 290만 배럴 정제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런 노력 때문에 석유 한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는 자원빈국이면서도 석유수출국으로 우뚝 설 수 있었다.

그러나 지구의 재앙을 막기 위해 화석연료시대는 20세기로 끝내고 21세기는 녹색에너지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당위성의 확대로 화려했던 석유산업은 안타깝게도 위기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 7대 녹색강국으로 진입하는 2020년이 되면 세상은 우리에게 여러 다른 모습으로 보여줄 것이다. 다가오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제 10년밖에 남지 않았다.

석유가스신문은 조급한 마음으로 독자 제위께 지금은 녹색성장 산업의 발전추이를 주목할 때임을 제언한다.

GS그룹 허창수 회장이 ‘2010 GS 최고경영자 전략회의’에서 “녹색산업은 사회적으로는 바람직 하지만 사업성을 확보하기에는 어렵다”고 밝힌 것처럼 석유업계가 그런 칼라로 변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석유업계가 부존자원이 없는 가난을 이기고 산업의 성장동력인 석유의 안정 공급을 위해 주도적 역할을 다해온 저력을 또다시 발휘한다면 녹색에너지 개발에도 주역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석유가스신문은 확신한다. 스스로 돕지 않는 사람을 도와줄 하늘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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