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시장을 감시 즉 워치독 하겠다는 취지로 시민단체가 발족한 석유시장감시단의 최근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시민단체인 소비자시민모임 산하 기구로 발족한 석유시장감시단은 주기적으로 국제 유가와 국제 석유가격, 정유사와 주유소 판매가격 등을 비교하며 석유가격의 비대칭성 여부와 유통 비용 증감 등의 트랜드를 발표하고 있다.

명칭에서 유추되듯 정유사를 포함한 석유산업 주체들이 제시하는 기름 가격의 적정성 여부를 판단하고 폭리나 가격 협의 같은 사업자간 부정한 행태를 감시하는 것이 이 단체의 주된 존재 이유다.

이와 관련해 석유시장감시단의 최근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 석유가격의 근본적인 문제점중 하나로 석유세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9일 열린 세미나에서 석유시장감시단 참여 인사들과 패널로 참석한 주요 참석자들은 고율의 석유세금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져야 한다는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우리나라와 에너지 수급 사정이 비슷한 일본의 석유 가격을 기초로 국내 석유가격의 적정성 여부를 모색했다.

그 결과 휘발유와 경유, 등유 등 주요 석유제품의 최종 소비자가격은 우리 소비자들이 일본에 비해 더 높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기준 휘발유 소비자 가격은 우리나라가 리터당 1691원, 일본은 1633원으로 우리 소비자들이 58원을 더 지출했다.

특히 과거 3년간 우리 소비자들이 휘발유를 구매한 가격은 일본에 비해 무려 127원이나 더 높았다.

등유나 경유도 사정은 비슷했는데 알고 보니 그 주된 이유가 고율의 세금 때문이었다.

그럴만도 한 것이 휘발유의 경우 세금 비중은 우리나라가 55%, 일본은 48%로 기록했다.

이에 반해 국내 정유사들의 석유 정제나 공급비용, 유통비용 등 세금을 제외한 부분에서는 일본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었다.

실용 정부 들어 기름 값을 낮추기 위한 다양한 석유유통구조 개선 작업을 추진해 왔고 상시적인 시장 감시 품목으로 선정하며 높은 석유 가격의 책임을 민간 단계로 돌리는데 주저하지 않았는데 정부의 세금정책이 높은 기름값의 가장 큰 문제였다는 아이러니한 사실이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세미나에 패널로 참석한 모 대학의 교수는 고율의 석유세금에 대한 꾸준한 문제제기에 소홀한 신문이나 방송 등 언론 매체에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기름 구매 단계의 명세서에서 세금의 비중을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제기되고 있다.

세미나를 주최한 석유시장감시단은 향후 고율의 석유 세금 문제점을 조명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석유에 고율의 세금이 부과되고 있는 것을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또한 정부와 주요 에너지 전문가들이 유류세의 문제점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이 아니었는데도 높은 기름값의 책임을 석유산업에서 찾아 왔다.

이와 관련해 이날 세미나의 한 참석자는 ‘구매력 지수나 국민총소득 등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 세금 세금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불편한 진실을 얘기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늦게라도 기름 값의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인지 알았다니 그 불편한 진실은 솔직하게 논의돼야 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에너지 전문가나 시민단체, 언론이 주저한다면 이제부터는 소비자에 대한 직무유기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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