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의 경영이 참 어렵다.

석유 소비는 뚜렷한 정체 국면에 들어서 있고 주유소의 수는 꾸준히 늘어 나고 있는데 경영 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주유소의 가격이 실시간으로 소비자에게 노출되고 있고 마트 주유소가 등장하면서 가격 지향적인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4월 네 번 째 주 기준 주유소의 석유 유통비용 및 마진은 휘발유의 경우 리터당 92.3원, 경유는 89원에 불과하다.

최종 소비자 가격 기준 5~6% 수준인데 이중 카드 수수료 1.5%를 제외하면 실제 3~4%대에 불과하고 인건비 등 고정비를 제하면 수익률은 1~2%대도 못 미친다는 것이 주유소업계의 설명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주유소 업계는 석유 구입 가격을 낮추기 위한 일종의 모험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고정적인 거래처를 대신해 현물 시장에서 석유를 구매하는 것인데 기회 보다는 위험이 더 큰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 주유소와 석유일반판매소 업계에 따르면 자신들이 거래한 현물 대리점이 국세청 조사 결과 자료상으로 적발되면서 부가세나 소득세를 추징당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 석유 판매업소는 해당 대리점과 실물 거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세무 당국으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인데 수년전의 거래 관계까지도 소급 적용받아 억울하게 상당한 세금을 추징당하고 있다.

최근 광주 전남 지역에서 대규모로 적발된 신종 유사경유 역시 유사한 사례로 해석할 수 있다.

당시 적발된 주유소중 상당수는 유사경유인 줄 모르고 대리점으로부터 공급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진위가 밝혀지겠지만 주유소 사업자들의 주장이 사실이더라도 현물대리점과의 거래 과정에서 기회 만큼 위험 비용도 크다는 점이 확인되는 셈이다.

최근 석유유통협회는 주유소의 경영 환경 악화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부대 사업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점을 부각시켜 관련 규제 완화를 청와대 등에 건의하고 있다.

협회에 따르면 주유소업계가 지난 10년간 20% 가량의 수적 증가세를 보인 가운데 주유소간 출혈 및 과당 경쟁으로 매년 평균 판매량이 감소하며 휴폐업 주유소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형태의 주유소 병설 유외사업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석유유통협회는 판단하고 있다.

주유소 사업자들이 당장의 이익에 급급해 위험을 무릅쓰면서 까지 모험에 나서야 하는 상황은 참으로 안타깝다.

주유소가 단순히 기름만 팔아서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막다른 상황에 처해 있는 만큼 사업을 다각화해서 또 다른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 할 수 있는 숨통을 터주는 것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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