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스와 E1으로 양분됐던 국내 LPG 수입 시장에 삼성토탈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삼성토탈은 오는 5월 이후 연간 100만톤 규모의 LPG를 수입해 이중 40만톤을 수송용 연료로 내수 시장에 공급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자체 폴 충전소를 도입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삼성 브랜드를 도입한 충전소가 등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종합상사인 삼성물산에서 석유수입사업을 벌이고 있고 석유화학기업인 삼성토탈에서는 LPG를 수입하며 내수 유통 시장에 나설 경우 LPG 유통사업자는 물론 최종 소비자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정유사와 LPG 수입 업계는 삼성토탈의 시장 진입이 껄끄러울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삼성토탈은 내수 LPG 시장의 진입 배경으로 독과점 시장에서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고 합리적인 공급 가격을 형성하는 것을 꼽고 있다.

SK가스와 E1 등 두 곳의 LPG 수입사가 가격 결정을 주도하고 있는 LPG 수입 시장에서 삼성토탈이 가격 인하 경쟁을 촉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그렇다고 삼성토탈의 LPG 내수 시장 진입을 마냥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

잘 알려진 것 처럼 국제 LPG 시장은 세계 최대 LPG 공급국인 사우디의 아람코가 결정하는 CP 가격에 기초해 움직이고 있다.

LPG는 석유와 달리 지역별 거래 가격의 차별성도 떨어진다.

그런 면에서 동일한 LPG 수출국에서 비슷한 품질의 LPG를 공급받을 수 밖에 없는 국제 시장의 특성을 감안할 때 삼성토탈이 내수 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수입이나 내수 시장 유통 비용을 절감할 수 는 있겠지만 그것만으로 시장 가격의 차별화를 선도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품질면에서도 크게 차별화되지 못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LPG 수입업 등록 규제 완화를 목적으로 한국개발연구원에 의뢰한 보고서에서는 LPG 공급사간 저장시설 공동 이용을 제안하고 있는데 그 배경은 ‘LPG의 품질이 상당히 동질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국내 LPG 산업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사상 최대 규모인 담합 관련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와 관련 해당 기업들은 공정위 결정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행정소송 등을 통해 억울함을 벗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실제 부정한 공동행위를 저질렀는지 여부는 법정에서 판가름나는 것이 불가피하게 됐다.

다만 공정위를 중심으로 LPG 공급 시장의 경쟁 유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토탈의 LPG 내수 시장 진입 자체가 갖는 의미는 오히려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수도 있다.

사우디 아람코가 국제 제품 가격을 주도하고 품질의 차별화가 크지 않다는 것이 LPG 산업이 가진 한계라면 수입 회사가 많다고 정부가 희망하는 만큼의 가격경쟁이 촉발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삼성토탈의 내수 시장 진입은 그래서 현재의 LPG 공급사들에게 어느 정도의 긴장감을 제공할 수는 있겠지만 LPG 공급사간 판매 가격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담합으로 몰리는 불필요한 오해를 풀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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