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로 바닥을 헤메던 부동산시장이 최근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충분히 낮아진 금리와 대체할 투자처가 없다는 현실, 부동산은 묵혀두면 손해 보지 않는다는 우리 국민의식이 밑바탕이 되고 있다.

경기가 조금만 회복세에 탄력을 보인다면 부동산 시장 급등도 멀지 않았다는 보도도 들려온다.

하지만 예외도 있다. 바로 주유소 매매시장이다.

지난 해 말부터 저금리의 대명사였던 엔화대출을 활용했던 주유소들이 엔화환율 급등세로 경매시장에 흘러나오더니 최근에는 경매시장의 단골손님축에 끼려하고 있다.

경매시장에서도 감정가보다 월등히 높은 낙찰가를 보였던 주유소들이 최근에는 유찰을 거듭하다 감정가 수준에서 낙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정유사들이 소유하고 있던 직영주유소들을 매각하는 경우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고 자영주유소 중 수익성이 떨어지는 주유소의 경우 상표를 철수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신도시내 주유소 부지는 치열한 경쟁과 높은 입찰가격을 보여왔지만 최근 경기도의 한 신도시내에 주유소부지 입찰이 수차례 유찰되는 과정을 보이며 변화된 주유소부동산 시장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사실 주유소의 부동산 가치 하락은 당연한 현상일 수 있다.

지난 해 처음으로 전국 주유소의 평균 판매량이 세자릿수로 하락했고 경쟁주유소는 지속적으로 늘어나는가 하면 대형마트와 농협등 일반 주유소가 정상적인 경쟁을 할 수 없는 공룡도 출현했다. 카드수수료 부담과 환경규제는 갈수록 커지고 하이브리등 자동차의 연비경쟁도 가속화되고 있다.

주가의 바로미터가 실적이라면 수익성 부동산의 기준은 예금금리대비 수익성이다.

지어놓기만 하면 현금이들어오던 주유소가 이제는 은행금리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익성을 보이는 곳이 수두룩하니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 당연하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도 임대나 매각을 원하는 주유소소유주들은 상당히 높은 임대조건과 매각금액을 제시한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주유소 임대사업자가 영업 수 개월원만에 사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하고 최근에는 임대 초기 3개월간 임대료를 받지 않을테니 기름가격을 낮춰 판매량을 늘리라는 마케팅수단(?)도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주유소 소유주들은 어찌해야 할까.

갑자기 주유소 업황이 개선될 여지는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현실을 직시하고 타 업종으로의 전환이나 합리적인 수준에서의 주유소 매각을 검토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과거 호가만을 기억하며 거래될 수 없는 가격을 제시하거나 일본처럼 전업자금을 정부가 지원해 달라는 요구대신 매수자가 납득할 수 있는 가격제시와 조금 더 적극적인 사업전환이 주유소 시장의 과당경쟁을 완화시키고 소유주들의 피해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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