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하면 본전, 못하면 돌아오는 것은 욕 뿐”

기업체 홍보팀이나 사업자 단체인 협회 임직원들에게 자주 듣게 되는 말이다.

잘 한 일은 당연한 일로 취급받고 못한 일이 생기면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다는 하소연이기도 하다.

업무의 특성상 각 협회들은 칭찬이나 격려 대신 비판과 질책에 익숙해져있다.

수많은 회원사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사업자단체의 입장이 정부 정책과의 방향성에 있어 차이점이 발생하는 부분 또한 상당하기 때문이다.

지난 달 대전시 유성에서는 주유소업계의 뜻 깊은 자리가 개최됐다.

자영주유소 사업자들이 자발적으로 온라인상의 모임을 만들고 매년 전국 자영주유소 오프라인 모임을 갖는 자리였는데 주유소업계가 모래알 같아 단합이나 협력이라는 표현과는 어울리지 않다는 일반적인 시각을 생각해보면 의미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특히 이날 자리에는 주유소협회 지회장들과 전임 중앙회장 및 임직원들이 다수 참석했다.

그간 온라인 카페가 보여준 주유소업계의 단합력과 당면 과제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높이 평가하고, 앞으로의 주유소업계 발전을 위해 자영주유소 사업자들의 자발적인 모임의 필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날 자리에서 만난 한 협회 지회장은 올해 스테이지Ⅱ 설치기한 연장, 토양오염도 검사주기 완화 등 협회가 공을 들인 정책활동 중 이미 목표를 달성한 것들이 적지 않고 카드수수료, 대형마트와 관련해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수준에 와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항상 협회가 하는 일이 뭐 있느냐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자주 듣고 있으니 안타깝다는 아쉬움도 표현했다.

카드수수료 문제나 대형마트 주유소사업은 오래전부터 해결방안을 모색해 왔지만 쉽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정부가 정책상 장려하는 대형마트 주유소 사업과 금융위기 속에 카드사의 이익은 물론 타 업종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는 신용카드수수료 문제는 그만큼 어려운 숙제인 셈이다.

어려운 일에는 충분한 시간과 노력은 물론 재정적 뒷받침과 회원사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막대한 매출과 각 지역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춘 1만2000여 회원사를 확보하고 있는 주유소업계의 얼굴인 주유소협회가 열악한 재정상황과 인력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한 일이 무엇이냐며 배타적인 입장을 보였던 것도 주유소업계의 현실이다.

주유소업황이 날로 악화되고 있는 지금, 한 일이 없으니 기대도 안한다는 냉소적인 태도보다는 잘한 일에 칭찬하고 현재 진행중인 사업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통해 격려와 힘을 보태주는 주유소업계의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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