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 소식에 대한민국이 슬픔에 빠졌고 7일간의 국민장이 치러지는 동안 전국이 애도의 물결로 가득했다.

국민들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를 지킨다는 의미에서 검정색 위주의 옷을 입었고 각종 방송매체는 코미디는 물론 각종 버라이어티 쇼를 자제하는 등 노 전 대통령 서거에 애도를 표했다.

심지어 일반 초등학교에서 개최되는 각종 대회 마저도 규모를 축소하고 음악을 틀지 않는 등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경건하고 엄숙한 국민장 기간을 보냈다.

에너지 업계도 마찬가지 였다.

모 정유사는 매년 페스티벌 형태로 진행되는 우수 계열 주유소 포상 행사의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행사 내용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모 사업자단체는 전 국민적 애도의 분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풍악을 울리는 체육대회를 열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모습이 연출되며 주위의 원성을 샀다.

이 협회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고 국민적인 애도 분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달 26일부터 양일간 강릉소재 강북 공설운동장을 빌려 단합대회를 겸한 에너지절약 및 가스사고예방 실천결의 대회를 가졌다.

하지만 정작 행사의 본질은 회원사들의 단합을 강조하는 것으로 일관됐는데 개회사를 알리는 소년소녀악단의 축하공연 팡파레가 울리고 음악을 틀어놓고 술마시며 노래부르는데 열중하며 인근 주민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시국이 어떻든 대통령이 서거를 했든 상관없이 강릉시로부터 협찬 받아 규모가 커진 체육대회를 성대하게 치루는 것 만이 목적이었던 이 협회의 행태에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제기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그러나 같은 기간 치뤄졌던 또 다른 협회의 체육대회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다.

‘근조(謹弔)’라고 쓰여진 검은색 리본을 가슴에 단 이 협회 중앙회원들은 풍악은 커녕 엄숙하고 조용한 가운데에서 체육대회를 치뤄 냈다.

회원들 또한 술과 음악을 자제하고 오로지 체육대회에만 열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좌익, 우익을 떠나 또한 대통령 서거 원인에 대한 시비 여부를 떠나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5년의 기간 동안 국가와 국민을 대표하고 특히 서민의 대표를 자임했던 전직 대통령의 서거에 위로와 애통함을 표현하는 것이 옳은 처사다.

모든 국민에게 전직 대통령을 위해 통곡하고 슬픔에 잠겨야 한다고 강요할 수는 없다. 다만 최소한의 예의는 갖출 필요가 있다.

국민의 일원으로서 전직 대통령의 서거에도 불구하고 웃고 노래하고 술 마시며 회원들의 단합을 도모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하는 이 협회의 처사에 얼마나 많은 회원들이 동의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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