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에탄올 꽃이 피기까지…
바이오에탄올 꽃이 피기까지…
  • 김동길 석유품질관리원 연구센터장
  • 승인 2009.04.27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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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길 석유품질관리원 연구센터장
술이라는 것은 아무리 마셔도 과하지만 않다면 그것이 가진 순기능을 무시할 수 없다. 애주가의 한 사람으로써 삶의 활력소가 되어주는 술은 과학이 우리에게 준 큰 선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술, 좀 더 유식하게 말하면 식물로부터 얻은 에탄올(C2H5OH) 덕에 오늘 하루도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이 많으리라. 그런데 이 달콤한 술을 이제 사람이 아닌 기계가 마시고 있으니 애주가로써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세계의 흐름에 따라 우리나라 역시 법적으로는 기계가 에탄올을 마실 수 있도록 되어있지만, 마시면 배가 아프지는 않을지, 과연 돈벌이가 될 수 있을지 등 아직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아 상용화 되지는 않고 있다.

에탄올은 물과 친하고, 금속을 부식시키는 등 기존 연료들과는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와 같은 에탄올이 연료로 사용될 수 있는지를 점검하기 위해 지난 2006년부터 2년간에 걸쳐 지식경제부 사업으로 한국석유품질관리원 연구센터가 주관해 ‘바이오에탄올 혼합연료유 도입을 위한 실증평가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이 실증평가 사업은 우리나라 기후 등 환경조건을 대표할 수 있는 지역인 경기, 충청, 호남, 영남권의 4개 주유소를 통해 587명의 사용자에게 휘발유에 바이오에탄올 약 3%와 5%를 혼합한 연료를 사용하게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를 살펴보면, 우려했던 물과의 친화성과 부식성 문제는 기존의 생산·공급·사용 등의 유통인프라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전국적으로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전국 저유소(43개)에 혼합연료 제조설비를 구축해야 하고, 주유소에서는 철저한 수분관리 대응이 필요하다는 과제가 있다.

이렇게 일부 유통 인프라만 정비되면 바이오에탄올을 제조해서 판매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제조·판매에는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바이오에탄올 도입 목적에 맞는 국가적 이익과 소비자 수요가 있어야 상용화가 가능하다.

고공 행진하던 유가가 최근 하락하면서 바이오에탄올 가격이 화석연료 대비 2008년 초 1.14배에서 같은 해 말 2.57배까지 상승하는 등 바이오에탄올의 경제성은 급락한 상황이다.

바이오에탄올 수급문제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휘발유에 바이오에탄올 3%만 혼합한다 해도 휘발유의 연간 사용량인 1,000만㎘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약 30만㎘가 필요한데, 국내 바이오에탄올 총 생산량이 30만㎘에 머물고 있다. 그마저 대부분이 음료용(92%)로 사용되고 있어 생산시설 확충이 요구된다.

게다가 생산시설을 확충하는 것도 국내 생산단가가 수입가격에 비해 약 2배나 높아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이를 위해서는 수출 여력이 있는 주요 에탄올 생산국인 브라질 등에서 수입을 하거나, 저가의 원료를 확보하기 위한 대량의 해외 플랜테이션도 필요할 것이라 생각된다.

정부 재원 확보도 어려운데 휘발유에 비해 바이오에탄올의 생산단가가 높아 차액 보존 등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조세지원 및 초기 인프라구축 지원 비용 등도 큰 짐이 될 것이다.

또한 세계적으로 바이오연료 사용이 급증하면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어 이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부작용 중의 하나는 식량난과의 경합인데, 실제로 지난 2007년 하반기부터 바이오연료의 주원료인 옥수수와 대두, 밀과 같은 세계 주요 경종식물의 가격이 폭등하면서 소비자 물가의 상승을 초래하는 등 식량난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그리고 농업용지 확보를 위해 환경 정화력이 우수한 산림을 훼손하게 되고 이에 따라 생태계도 파괴될 우려가 있다는 점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국토 면적이 좁고 산이 많아 땅에서 식량생산과 경합하면서 바이오연료를 생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같은 우려가 있긴 하지만, 원유고갈에 대한 대체에너지 개발은 보완재가 아니라 대체재인 것은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는 그 대안으로 해양조류(거대조류 및 미세조류)를 원료로 한 바이오연료 개발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국토면적의 2.2배에 달하는 배타적 경제수역이 있는 등 지리적 여건상 해양 바이오연료의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해양 바이오연료를 가장 먼저 주목한 미국은 대학과 기업 등에서 바이오탱크, 거대연못 등을 이용해 파일럿 규모까지 적용하는 등 개발에 한창이다.

또 이웃나라인 일본에서는 국가기본계획인 ‘아폴로 & 포세이돈 구상 2025’에 따라 2025년까지 해조류 모자반을 이용해 동해에서 바이오에탄올 연료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지구의 75%를 차지하고 있는 바다. 이곳에서 새로운 대체연료의 원료가 될 해양조류가 우리의 바다에서도 무럭무럭 자라 바이오에탄올이라는 꽃이 활짝 피어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