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세제개편이 경계해야 할 것들
3차 세제개편이 경계해야 할 것들
  • 김신 편집국장
  • 승인 2009.04.13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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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는 지난 해 조세연구원의 김승래 박사팀에 의뢰해 ‘우리나라 에너지환경세제 개편방안’에 대한 연구 작업을 마쳤고 최근에는 지식경제부가‘수송용 연료체계 개편방안’에 대한 연구 작업에 착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2001년 이후 두 차례에 걸친 수송연료 중심의 세제개편 결과가 2007년 종지부를 찍은 이후 2년 여 만에 다시 세제개편의 필요성이 정부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고 방향 설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의 복잡한 에너지 관련 세제를 이른 바 ‘탄소세’로 전환해야 한다는 논의가 바로 그런 것인데 그 과정에서 몇 가지 경계해야 할 대목이 있다.

세수지향적인 방향으로 흘러서는 안된다.

사실 간접세인 에너지 관련 세금 처럼 정부가 안정적이면서 막대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도 많지 않다.

실제로 에너지세제개편이 시작된 2001년 석유에너지를 통해 걷힌 교통에너지환경세는 8조9112억원에 그쳤는데 2차 개편이 마무리된 2007년에는 11조8925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주행세는 2001년 2953억원에서 2007년에는 무려 3조465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외에도 교육세, 개별소비세(특별소비세), 관세, 석유부과금, 부가가치세 등이 부과되고 있는데 2007년 기준 석유제품을 비롯해 LPG, LNG 등을 통해 걷힌 총 세금 규모는 27조1065억원으로 당시 총 국세의 16.8%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간 통합적인 논의도 필요하다.

세제정책을 담당하는 기획재정부와 에너지 관련 산업을 관장하는 지식경제부는 각각의 입장에서 제3차 세제개편 방향을 설정하는 연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세제개편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에 앞서 각 부처의 입장을 정리하는 사전 스터디 작업의 성격이 크겠지만 이에 앞서 저탄소 녹색성장의 기조에 충실하겠다는 원칙에 기본적인 상호 합의가 이뤄지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환경부 역시 다양한 환경친화연료를 확대 보급 하기 위한 스터디에 한창이다.

하지만 환경친화연료를 바로 보는 시각 자체 조차도 부처마다 상이한 것이 현실이다.

환경친화연료에 대한 개념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환경부는 온실가스 저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지식경제부는 고연비를 중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환경부는 대기가스 저감을 목표로 버스를 포함한 CNG 차량 보급을 확대중이고 건설교통부는 경유 연료를 사용하는 화물운전자들의 연료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춰 LNG 화물차 개조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CNG나 LNG에 에너지 관련 세금이 부과되지 않으면서 이번에는 택시업계에서 LPG 대신 CNG를 사용하게 해달라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환경친화연료를 보급하고 추진하는 주체와 명분이 다르고 세제에 대한 일관성 있는 원칙이 없어서 벌어지는 일들이다.

유럽의 경우 클린디젤이 환경친화연료로 각광을 받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이에 대한 정부 통합적인 논의나 고민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제3차 세제개편에 앞서 관련 부처들이 기본적인 입장과 방향을 설정하고 논의에 착수해야 하는 이유다.

그렇지 못하다면 막대한 정부 예산이 투입돼서 화물차의 엔진을 LNG로 개조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세금이 부과되면서 관련 사업자들이 기대하는 연료비 절감 효과가 반감해 반발을 살 수 있을 것이고 LPG를 사용하는 택시 사업자들이 보다 값싸고 경제적인 타 연료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명분이 없게 된다.

에너지와 관련해 수많은 이해 당사자들이 있고 각 정부부처 마다 에너지를 이용하고 접근하는 정책적인 목적이 다른 상황에서 에너지 세제정책을 균형있고 일관성있게 추진하기 위한 방향을 설정하는 것은 분명 쉽지 않겠지만 반드시 필요하다.

자칫 세수지향적인 흑심이 드러나거나 부처간 조율되지 못한 따로 국밥식의 에너지 보급 정책이나 세금 체계에 대한 혼선이 빚어 진다면 제3에너지세제개편 역시 사회적 공감을 얻지 못하고 산으로 가는 것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