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위한 바이오디젤인가?
무엇을 위한 바이오디젤인가?
  • 김신 편집국장
  • 승인 2009.03.23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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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디젤 업체들이 최근 석유수입부과금 탈루 등의 혐의로 인천해경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산 바이오디젤 완제품을 수입하는 과정에서 법정 의무인 석유대체연료 품질검사를 받지 않고 리터당 16원씩의 수입부과금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수사 대상에는 현재 정유사 공급실적을 가지고 있는 중견 업체들 대부분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약 사실로 드러난다면 바이오디젤 산업 자체가 와해될 수도 있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정부가 정유사 생산 경유에 바이오디젤을 혼합하도록 사실상 강제화하면서까지 관련 산업의 볼륨을 키우고 있고 면세 혜택까지 제공하고 있는데 기업의 사회적 책무중 하나인 납세 의무를 회피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도덕적 지탄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

더 큰 문제는 바이오디젤 생산업체들이 잇따라 완제품 수입에 앞장서고 있다는 대목이다.

바이오디젤 원료가 되는 대두유나 팜유를 수입해 내수 가공하는 것이 생산업체들의 고유 사업 영역인데 바이오디젤 원액의 법정 품질기준을 충족시키는 완제품을 도입하게 되면 이들 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플랜트는 사실상 무용지물이 될 수 밖에 없다.

정부가 정유산업에서 소비지 정제주의를 표방하는 가장 큰 이유가 에너지 수급 안보와 가격 변동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인 것을 감안하면 바이오디젤 생산 업체들이 완제품 수입에 몰두하는 것은 직무유기이고 더 나아가 국익에 배치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특히 이들 바이오디젤 생산업체들은 그간 단순한 완제품 수출입 업체의 시장 진입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왔던 것을 감안하면 제 무덤을 파고 있는 꼴이 된다.

주지의 사실이지만 한때 정부는 여러 이유로 대기업의 바이오디젤 산업 진출을 인위적으로 차단했을 정도로 중소 규모 선발 업체들의 시장을 보호해줬다.

엄연한 경쟁입찰의 결과물인데도 바이오디젤 업계는 정유사 납품단가가 비현실적이라고 불만을 늘어 놓았고 결국 정부가 직접 시장에 개입하는 무리수를 두면서 지난 해 이후 국제 바이오디젤 원료 가격의 등락을 정유사 납품 가격에 연동시킬 수 있는 탄력적인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다.

정부가 시장을 형성하고 확대하고 면세를 지원했고 중소 선발 업체의 업권을 보호했으며 정유사 가격입찰 툴까지 개입하는 등 유례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의 전폭적인 지지에도 불구하고 바이오디젤 산업은 여전히 불평스럽고 정당하지 못하고 돈만 쫓고 있는 모습이다.

또한 상당수의 선발 업체들은 업권과 플랜트를 팔아 돈을 챙겨 시장을 떠났고 일부 코스닥에 등록된 기업들도 주인을 찾아 이리 저리 떠돌아 다니는 신세다.

최근 정부는 제주도에 BD20 확대 보급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남단인 제주 지역이 온난한 기후라고는 하지만 2002년 이후 5년여에 걸친 BD20 시범보급사업의 결과 동절기 시동 꺼짐 같은 저온 성능에서 심각한 결함을 드러낸 바 있는 것을 감안하면 신중해야 할 일이다.

더구나 제주도가 바이오디젤을 확대하겠다고 내걸었던 중요한 명분중 하나가 도내 유채 재배를 통한 원료 자립 기반 구축과 농가 수익 창출이었는데 대부분의 원료를 수입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면 원인 무효의 사유에 해당될 수 있다.

제주도가 바이오디젤을 확대 보급하기 위해서 비싼 가격에 원료나 완제품을 수입하게 되고 면세혜택도 제한된다면 오히려 기름 값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쯤에서 정부는 그간의 바이오디젤 확대 보급 정책이 에너지 안보와 환경, 농가 지원을 위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단순히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 지원하기 위한 것이었는지에 대한 명확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