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사들의 A/S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보일러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 계절의 특성상 고장이 가장 많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것인데 올해도 어김없이 모 방송의 소비자 고발프로그램에서 보일러 서비스에 대한 내용을 집중적으로 다뤄 주목을 받고 있다.

모 방송의 고발 프로그램에 따르면 일부 보일러 판매 및 서비스 대리점에서 소비자들을 속여 가며 부품가격과 서비스 가격에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방송에서는 실제 폭리를 취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특히 방송은 기자를 이 대리점에 잠복 취직까지 시켜 불법 서비스의 모든 행태를 낱낱이 고발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해당 대리점의 직원은 국내 빅3중 한 곳인 모 보일러회사의 작업복을 입고 있었고 방송 내내 전달됐던 이 보일러 회사의 작업복은 해당 보일러 제조사가 마치 불법 서비스를 행사하고 있는 것 처럼 소비자들에게 보여질 수 밖에 없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언론의 가장 중요한 역할중 하나는 사회적인 감시와 고발에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글을 통해 소비자들이 이해하고 고민하며 판단하는 여과과정을 거치는 인쇄매체 언론과 달리 공중파 방송은 시각적인 장면이 시청자들에게 여과 없이 전달될 수 있다는 특성상 영향력이 지대할 수 밖에 없고 그 때문에 신중한 편집과 고민이 필요하다.

보일러 대리점 업체들의 서비스 폭리를 고발하겠다는 의도는 백번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애꿎은 보일러 제조사까지 억울한 오해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해당 대리점이 특정 보일러 제조사의 특약점이라면 제조업체가 대리점 관리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살 수 는 있겠지만 이번에 문제가 된 대리점은 모든 보일러제품을 취급하는 양판점 성격이 짙고 서비스 요원이 우연히 특정 보일러 제조사의 유니폼을 착용했을 뿐인데 시청자들에게는 마치 특정 회사의 특약 대리점인 것 처럼 비춰지게 됐다.

언론이 신중할 수 없다면 사회적 공기(公器)가 아닌 폭력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다시 확인하는 아쉬운 현실이다.

저작권자 © 에너지플랫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