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을 보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을 보면서…
  • 김신 편집국장
  • 승인 2009.01.12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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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가스 가격을 놓고 다툼을 벌이다 급기야 유럽행 가스까지 차단되는 에너지 대란의 위기로 내몰리고 있는 것을 보면서 러시아산 PNG 도입을 추진중인 우리 역시 남의 일만 같지는 않다.

구 소련 연방이 해체된 이후에도 러시아는 한때 한 지붕 한 식구였던 CIS 국가들에게 파격적으로 낮은 가격에 가스를 공급해 왔다.

서유럽 국가들에 비해 1/3 이상 낮은 가격으로 가스를 공급해왔고 우크라이나도 마찬가지 혜택을 받아 왔는데 러시아가 가스 가격 인상을 선언하면서 사이가 틀어지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공급하는 가격 가격을 인상하려 하는 외형적인 배경은 가스 가격의 현실화다.

소련 연방이 해체된 것이 지난 1991년의 일이니 그간의 지원으로 충분한 것 아니냐는 것인데 정작 속내는 다르다는 해석이다.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위치인 우크라이나가 친 서방 노선을 걷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구 소련 연방 국가들인 CIS 국가들에게 가스 가격 할인이라는 일종의 내재적 경제 보조를 제공하면서 러시아의 영향력을 유지하려 했던 것인데 그 노선에서 일탈하려는 국가룰 가스에너지로 단속하고 있는 셈이다.

그 불똥은 유럽 주요 국가들의 에너지 대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가 유럽에 수출하는 가스의 85% 이상이 우크라이나 가스관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러시아산 가스를 블라디보스톡을 거쳐 북한을 경유하는 파이프라인 형태로 도입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빠르면 2015년부터 국내 소비량의 20%에 해당되는 연간 750만톤의 가스가 러시아 PNG 형태로 도입될 전망이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3000km 이하의 근거리에서는 PNG가 LNG보다 공급비용이 저렴하고 유럽으로 공급되고 있는 PNG 가격 역시 우리나라의 LNG 도입 가격보다 저렴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분쟁에서 보 듯 파이프라인을 통한 에너지 공급은 그 관로를 통관하는 지역의 정세와 맞물리면서 수급이나 가격 안정성을 위협받는 치명적인 약점을 안게 된다.

이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몇 가지 이유를 들어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기는 하다.

가스배관이 북한 영토를 통과하는 것이나 우리 측에 가스를 안정하게 도착시키는 의무는 모두 러시아 측에 있는데 북한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감안하면 수급 안정성을 해칠 가능성이 적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 PNG 사업에 북한이 참여하는 댓가로 막대한 수수료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강조되고 있다.

실제로 유럽의 경우 러시아 가스배관이 경유하는 국가들은 배관통과료로 매년 1~2억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와 분쟁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역시 러시아로부터 막대한 가스배관 통과 수수료를 챙기고 있고 한 때 소련 연방에서 한 지붕 밑 같은 노선을 유지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러시아와 북한간 현재의 우호적 관계만으로 안정적인 PNG 운영을 기대하는 것은 우리의 일방적인 환상일 수도 있다.

영원한 동지가 없듯 향후 러시아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는 북한의 일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며 러시아가 정치적인 의도로 우크라이나를 겨냥하며 가스를 무기화하는 것 처럼 북한이나 우리 역시 에너지 공급자인 러시아의 그늘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다행히 우리 정부는 북한을 통과하는 PNG 방식 이외에도 동해를 관통하는 해저배관이나 LNG 방식 모두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새해 벽두 에너지 자원이 무기가 되는 장면을 목격하면서 에너지 빈국에 사는 사람들의 간담도 서늘해진다.

그래서 기우(杞憂)만 늘어나는 것도 감수할 수 밖에 없는 것인가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