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상승할 줄만 알았던 국제유가가 단기간에 다시 급락세로 돌아섰다.

환율상승으로 9월 들어 유류가격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소한 지난 8월은 주유소 사입 가격의 하락 안정세로 주유소 사업자들의 시름을 덜어 줄 수 있는 기간이었다.

하지만 각 정유사들이 유래 없이 월 초부터 적극적인 월말정산을 실시했던 8월, 실제 월말가격정산이 이뤄진 결과를 보는 주유소 업계의 시선은 정유업계로부터 뒷통수를 맞았다는 표정이다.

국내 소비 부진에 더해 수출 마진 하락과 환차손으로 국내 시장에 적극적인 물량 밀어내기를 실시하며 오랜만에 현물 할인가 드럼당 -3만원대를 보였던 지난 달, 정유사들은 물량만 받아주면 월말에 하락한 가격만큼 보상을 해주겠다며 월말정산에 열을 올렸다는 것이 주유소 사업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그 결과는 어땠을까?

주유소 업계는 경유 리터당 1500원대 초 중반을 기록한 월말가 정산에 화가 난 모습들이다.

실제 시장에 형성됐던 현물가 보다 오히려 높은 가격이며 일부 정유사 직영주유소들은 자영주유소들이 사입한 가격보다 낮게 판매에 나서는 모습까지 보였기 때문이다.

정유업계는 지난 월말 일시적 반등을 보였던 유가와 예견치 못한 환율 급등으로 예상치 보다 정산가격이 높았을 뿐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자영주유소 업계는 정유업계의 물량 밀어내기 필요에 의해 월초부터 월말정산을 실시했지만 막상 돈을 받아야 할 때가 다가오니 높게 정산하려는 못된 장사속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또 한편에서는 9월 상표표시 고시 폐지이후 주유소가 정유사로부터 실제 공급받는 유류가격을 모호하게 해 시장의 싼 기름을 비교, 구매할 수 있는 여지를 차단하기 위해 사후 정산을 강화하고 있다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자금운영 효율화와 시시각각 변화하는 유류가격에 일일이 대응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사후정산시스템의 본질을 되찾아 정유업계와 주유소 업계의 상생이 이뤄지는 거래 문화가 이뤄지길 바란다.

그 어느때보다 지금은 신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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