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석유업계의 제 살 깍아먹기식 가격 경쟁이 결국 화를 불러 오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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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10월 서울시가 서울시 버스 조합을 통해 관내 버스 연료 공동 구매 입찰을 한 결과 GS칼텍스 계열 자영 석유대리점인 한미석유와 대성산업이 공급사로 선정된 바 있다.

월 3만 7000드럼에 달하는 직매 물량 확보가 걸렸던 만큼 정유사와 석유대리점을 중심으로 한 석유유통업계의 시선이 집중된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입찰에 성공한 한미석유와 대성산업의 공급가격을 두고 도가 지나친 수준의 파격적인 할인 가격이 업계의 화제를 모은바 있다.

당시 입찰에 함께 참가했던 정유업계 관계자들 조차 두 대리점의 공급가격이 시장 현실상 가능하지 않은 낮은 가격이라며 고개를 가로 저었던 것이 사실.

이후 6개월이 지난 현재 결국 무리한 저가 입찰의 부작용은 뚜렷하다.

이들 대리점은 최근 급등하는 경유가격 상승속에 현물 할인가격 폭이 축소되면서 서울 버스 연료 공급으로 인한 적자폭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럴만도 한 것이 당시 이들 석유대리점은 서울 버스 업계에 공급하는 경유 가격의 조건을 석유공사가 집계하는 전국 주유소 평균 판매 가격을 기준으로 리터당 160원 이상의 할인 가격을 제시했다.

경유가격 급등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예측하지 못했겠지만 어쨌든 이들 대리점들은 공급을 중단할 수도 그렇다고 손실을 보전할 수도 없어 애만 태우고 있는데 한미석유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한미석유는 석유 공급사인 GS칼텍스에 손실 보전을 요청하는 한편 서울시 버스 조합이 당초 입찰에서 제시했던 물량 보다 적게 구매하고 있어 계약을 위반했다며 공급 중단을 시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유 납품 결정은 한미석유의 몫이었지만 무리한 판단으로 정유사나 버스 조합 모두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하게 된 셈이다.

이번 경우에서 이해 관계자들은 최소한 한가지의 교훈은 얻어야 한다.

상식을 깨는 시장 가격은 결국 화를 부를 수 있다는 점이다.

석유을 공급하는 쪽이나 공급받는 쪽이나 경쟁을 유도했고 경쟁에서 이긴 그 순간은 달콤할 수 있겠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면 현실까지 달콤하지는 않다.

건전하고 보편 타당한 경쟁이 아쉬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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