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보급, 언제부터 유가 안정수단 됐나?
가스보급, 언제부터 유가 안정수단 됐나?
  • 김신 편집국장
  • 승인 2008.07.09 1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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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이용 효율 향상을 위해 경차 연료로 LPG 사용이 허용됐고 최근에는 LNG화물차 보급이 추진되고 있다.

경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정부는 화물차 운전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LNG 연료 보급 카드를 내놓고 엔진개조 비용으로 대당 2000만원을 국고에서 보조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 정책이 생색 나는 것은 운행 거리당 연료 비용이 경유에 비해 30~40% 저렴하다는 점 때문이다.

경유 대비 가격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LPG도 LNG 앞에서는 찬 밥 신세다.

LPG 가격이 급등하면서 개인택시 사업자 단체에서는 택시를 CNG 엔진으로 개조하고 경제성을 점검중인데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여러 정황상 수송연료 가격은 경유가 가장 높고 그 다음을 LPG가 차지하고 LNG나 CNG 같은 가스연료가 가장 저렴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저렴하다’는 대목에 함정이 숨어 있다.

가스 연료의 원가 경쟁력이 근본적으로 좋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연료에 제세부과금이 얼마나 부과되는냐에 따라 소비자 구입 가격은 큰 차이가 발생한다.

버스 연료로 사용되는 압축천연가스(CNG)의 소비자 가격은 ㎥당 700원선으로 이중 개별소비세가 47.8원, 안전관리부담금이 3.95원, 수입부과금이 19.3원 등을 부과받는다.

수입 관세까지 포함해도 제세부과금 비중은 ㎥당 100원을 넘지 않는다.

최근 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LPG는 개별소비세, 교육세 등 세금이 소비자가격의 32%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1800~1900원대에 팔리는 경유는 40% 가까이가 세금이다.

결국 수송연료의 경쟁력은 원가 보다는 세금이 더 큰 요인이 되고 있다.

정부가 가스연료를 보급하는 명분도 지나치게 작위적(作爲的)이다.

2000년대 들어 경유 버스를 CNG로 전환하는 사업을 벌이면서 대당 2250만원의 국고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는 환경부는 경유 차량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와 각종 대기 유해 물질을 줄이는 것을 정책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가스 연료를 보급하는 주된 목적이 경제성에 맞춰지고 있다.

경유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세금을 부과받고 있으니 가격이 싼 것은 당연한데 정부는 수송 연료 소비자들에게 선심 쓰듯 유가 안정대책으로 소개하고 생색을 내고 있다.

참 위험한 발상이다.

1차 에너지 세제개편을 단행하면서 휘발유와 경유, LPG의 상대가격비를 100:75:60으로 결정했던 정부는 경유 승용차 도입이 허용되면서 경유 사용이 늘어나는 것이 우려되자 100:85:50으로 다시 조정하면서 에너지 가격을 인위적으로 조정해왔다. 정부의 약속을 믿은 소비자들은 때로는 LPG차량을 구입했고 또 때로는 경유차량을 선호했는데 모두 속았다는 반응이다.

국제 경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내수 경유 가격이 휘발유를 뛰어 넘고 있고 LPG 소비자들 역시 가격 급등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당초부터 시장에 수송 연료 가격을 맡겨 놨더라면 시장의 왜곡현상은 막을 수 있었을 텐데 한 번의 개입이 또 다른 개입을 낳고 정책의 원칙과 연속성이 훼손되면서 결국은 소비자들이 골탕을 먹고 있는 셈이다.

화석연료를 대신해 가스 연료를 보급하는 것이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가스 연료가 왜 확대 보급돼야 하는지에 대해 정부 스스로의 원칙과 명분이 먼저 서야 한다.

또 소비자들에게 가스연료의 경쟁력이 어떻게 발생하는지에 대해서 알려야 한다.

정부가 세제정책을 통해 인위적으로 불어 넣은 경쟁력은 그 경쟁력이 훼손되는 순간 정부에게 부메랑이 될 것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