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일이 통상적인 기업활동의 범위안으로 들어온 모습이다.

사회공헌 활동을 전담해서 수행할 부서를 신설할 정도라고 하니 기업들의 나눔 활동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에너지 기업도 사회공헌활동에 적극적이다.

명절, 크리스마스 등 특별한 날이나 태안기름유출사태 등 불행한 사건은 물론이거니와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그들의 선행을 알리려는 보도자료가 신문사에 쇄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기업, 공기업 구분 없이 벌어지는 에너지산업 관련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은 금전적인 기부를 비롯해 헌혈, 농촌봉사 등 매우 다채롭다.

할 수 있는 일은 뭐든지 다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것 같다. 그러나 왠일인지 에너지 가격 얘기만 나오면 조용해진다.

고공행진하는 에너지 가격 얘기를 꺼내면 그렇다는 말이다.

대표적인 에너지 기업인 정유업계와 LPG업계의 논리는 명백하다.

‘이익이 많이 나는 것은 부가가치가 높은 수출이 늘어나고 있는 탓이다’, ‘국제 가격에 연동해 내수 가격을 정하기 때문에 가격 인하 여력이 없다’ 등이 이들이 내수 가격을 어찌할 수 없다고 밝히는 이유이다.

이를 반박할 논리를 갖고 있거나 근거를 쥐고 있는 이들은 거의 없다.

이 논리에는 정부당국도 꼼짝 못한다. 가격 인하를 종용하고 윽박지를 뿐 이들을 설득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고유가 직격탄을 맞은 서민들은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무기력하고 아는 게 없는 실정이다.

고유가 주범은 정유사, 수입사가 물론 아니다. 그러나 에너지를 팔아 직원을 먹여 살리고 주주의 부의 창출을 하는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은 뒷맛이 매우 씁쓸한 행태이다.

사회공헌에 회사의 역량을 기울이면서도 에너지 가격으로 고통 받는 소비자들에게 냉담한 이들의 모습은 이중적이라는 비판이 가능하다.

타인의 고통을 나몰라라 하는 모습은 아무리 좋게 이해하려해도 아름다운 기업가의 길을 스스로 외면하는 것으로 비춰진다.

국제시장의 시세로 움직이는 휘발유, 경유, LPG, LNG 등 에너지 가격을 인하하는 방안은 논리와 이성으로 풀 수 없는 문제이다.

소비자의 고통에 동참하려는 마음과 어려운 이들의 고통에 배려하는 마음 씀씀이로만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나누지 않고 혼자만 잘살면 뭣하랴. 진정한 사회공헌활동이 뭔지 한번 쯤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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