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협회가 27일 정기총회를 개최한다. 정관상 총회는 2월 안에 개최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무려 4개월이나 지나 열리게 됐다.

예정일인 27일을 4일 지나 7월로 미뤄지게 된다면 2008년도 정기총회는 하반기에 개최되는 유일무이한 기록을 세울 수도 있는 상황이다.

총회의 무기한 연기는 임기가 만료되는 상근 부회장의 후임자 선임 작업이 계속 미뤄져 왔기 때문으로 열려졌다.

관련 업계의 의사와 상관없이 정부에서 보내기로 한 인사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뒤늦게나마 또 다른 정부기관의 모 인사가 도시가스협회로 자리를 옮기기로 내정되면서 협회가 상반기 안에 총회를 치룰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주기는 했다.

하지만 씁쓸한 기운은 감출 수 없다.

정부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총회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협회는 아직까지 올해 사업계획까지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사업계획이 세워지지 않았으니 예산안 또한 수립되지 못했으며, 각종 신규 사업들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기관장 선임을 앞두고 있는 대형 공기업들과 같은 처지다.

정치적인 고려와 그에 따른 파장이 정부부처 산하기관 및 관련 사업자단체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치자.

하지만 상반기가 다 지나도록 사업계획까지 확정하지 못하도록 총회 개최를 미룬 것은 누군가의 직무유기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단체장 선임 작업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 임원 선임의 건을 제외한 나머지 실제 사업과 관련된 사안들은 미리 확정하도록 별도의 방법을 강구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대책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것은 누군가의 개인적인 의도가 개입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 입맛에 맞는 적절한 인사에 대한 예우차원의 낙하산 논란은 이제 식상할 정도다. 하지만 “낙하산을 위해 사업계획 수립까지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다”는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볼멘소리를 한번쯤은 귀 기울여 들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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