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특유의 유인(有人) 셀프주유소가 시작된지 4년. 첫해에는 실험적인 요소가 강해 전국에 85곳으로 많지 않았지만 2000년 후반부터 서서히 늘어나기 시작한 셀프주유소는 작년 후반부터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현재 1천2백곳을 돌파했다.

언론에서는 숫적 증가만을 소개하며 표면적으로는 성공한 것으로 보여지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무리한 가격인하로 적자 운영중인 곳이 많아 의문을 가져왔다.

과연 어떻게 운영되는 것인지 그리고 향후 일본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포함해 급증하는 셀프의 진정한 실태를 카키미 유화의 카키미 유우지 전무의 기고를 통해 알아보고자 한다.

o. 전국의 원매사별 셀프주유소 수와 시장에 미치는 영향 = 전국에서 셀프주유소가 가장 많은 지역은 치바현으로 현재 1백11곳이 운영중에 있으며 사이타마현이 82곳 아이치현이 76곳이 운영중이며 풀서비스 주유소와의 비율에서 가장 많은 곳은 카가와현이다.

또한 셀프 주유소가 한곳도 없었던 나가사키에는 9곳이 들어 섰으며 아마나시가 3곳, 아키타가 5곳, 이와테가 6곳으로 가장 적은 수의 셀프주유소가 운영중이다.

이처럼 셀프로 운영중인 주유소의 1/3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경향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매사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키그나스 석유가 전체 7백82곳의 주유소 가운데 7.9%인 57곳이 셀프로 운영중에 있으며 이어서 다이요석유가 4백88곳 가운데 6.1%인 28개 주유소가 운영중에 있다.

이밖에도 에쏘석유와 도넨 제네럴 등 대부분의 원매사가 셀프 주유소의 보급을 확대하고 있으며 조모의 경우 전체 원매사 가운데 가장 많은 1백44개 주유소가 셀프로 운영중에 있다.

그동안 셀프에 신중을 기해오던 닛세키 미츠비시 역시 조만간 1천곳의 셀프주유소를 개설한다는 얘기도 들리고 있어 셀프주유소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많은 수의 셀프주유소가 개설되면서 석유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다.

특히 휘발유의 판매가격이 셀프주유소가 많이 들어선 지역을 중심으로 크게 내려가면서 석유정보센터 조사 전국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이 리터당 1백엔인데 비해 카가와현의 평균 판매가격은 94엔으로 일반 주유소의 구매가격과 비슷한 가격에 판매되면서 전국 최저가 현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아키타현과 군마현, 사이타마현은 95엔, 토치기현과 치바현은 96엔으로 셀프주유소의 절대수와 휘발유 할인판매는 상관관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급증하는 셀프주유소의 3가지 형태 = 지난해부터 급증하기 시작한 셀프주유소를 형태별로 분류해보면 그 첫 번째가 양판지향 원매의 적극 주도형이다.

원매사가 지점 산하 모든 주유소를 검토한 후 주요 도로에 접해있는 3백평 이상의 주유소를 모두 셀프로 전환하는 것으로 직영주유소나 자영주유소 구분없이 셀프 전환을 강행하고 있다.

특히 부지가 넓은 주유소의 경우 많은 차량이 여유롭게 주유를 할 수 있어 기존 판매량의 2배 가까이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양판을 선호하는 원매사가 더욱 적극적으로 셀프주유소를 늘려나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두 번째가 주유소의 최후 생존수단으로 셀프를 선택하는 경우로서 거품경제 당시 특약점들이 고액의 장기 임대차 계약을 맺은 넓은 면적의 주유소를 원매사가 셀프로 전환하는 경우로 지난해 가장 많은 주유소가 이같은 방법으로 셀프를 도입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부 운영자들은 주유소를 폐쇄하고 매각하거나 외식업체 등에 빌려주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주유소는 셀프로 전환돼 원매사가 가격결정권을 가지고 운영되고 있다.

세번째는 자영 특약점의 자력 출점형으로 원매사로부터 독립돼 있는 상사나 사업자 자체 상표(PB)로 운영되고 있는 주유소가 셀프로 전환하는 것으로 철저한 효율화와 낮은 비용을 꾀하는 것과 동시에 주유는 셀프로, 세차나 부대사업은 별도의 직원을 통해 유인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경우다.

특히 차량검사를 비롯해 커피숍이나 편의점을 도입하는 주유소가 늘어나면서 상사스스로 신축성있는 전략을 통해 원매사의 브랜드를 내걸지 않고도 자체적인 판매관리시스템을 통해 독자적인 생존을 하고 있는 경우로 가장 참고해야할 만한 셀프의 형태라 생각한다.

◇ 판매량 상승과 비용절감의 효과는 있는가 = 지난해 상반기까지 셀프주유소의 판매량은 도입전에 비해 3~4배가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경우는 오픈 당시 주변에 경합을 벌일 셀프주유소가 들어서있지 않기 때문에 적당한 공간과 입지라면 판매량이 급증하는 것은 당연시 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후반기부터 셀프 주유소가 급증하면서 고액의 개조비를 들여 도입한 셀프주유소가 주변의 셀프주유소와 경쟁하면서 선행 주유소를 제외하고는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셀프 주유소라고 해도 기본적으로 현장 지도원과 주유기 감시원, 현금출납 등 3명의 직원이 필요하다. 특히 대형 셀프주유소의 경우에는 4~5명의 직원이 필요하게 되면서 셀프주유소는 인건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다는 기대를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 셀프 대 셀프의 경쟁으로 무너지는 가격 = 지난해 9월 이후 석유 현물시장은 급격하게 하락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이는 전반적인 수요감소와 더불어 셀프 대 셀프 주유소간의 가격전쟁으로 인해 판매가격과 동시에 현물시장의 가격을 대폭 인하시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처럼 2.4%의 셀프주유소들이 무질서한 가격경쟁을 일으키면서 주유소 업계 전체가 마진의 축소로 이어지는 동시에 공급가격에서도 인하경쟁을 부추겨 결국 석유업계 전체가 적자경영의 소용돌이로 빠져드는 양상을 비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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